-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5/12)문학작품/시나리오 2020. 5. 26. 00:27반응형
이전 내용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4/12) 링크 : https://paradigm21.tistory.com/63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feat. 지인)
지중해에 잠기다
각본 : 도 영
씬 35 달리는 차 안 (현실)
미 하 : 그렇게 무서운 밤은 생전 처음에요. 두렵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정신없이 도망쳤죠. 그런데 10여 년이 지나고 현대위님을 처음 본 순간 너무나 당황해서 다른 분인 줄 알았어요.
현대위 : 난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
미 하 : 전 현대위님의 비명소리를 듣고 비겁하게 도망쳤어요. 그 자책감에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어요.
현대위 : 미하씨를 구해준 건 우연일 뿐입니다.
미 하 : 저한텐 달라요. 지금 현대위님의 다리가 그걸 증명하고 있잖아요!
현대위 : (퉁명스럽게) 이 다리는 미하씨 하곤 전혀 상관없는 일입니다.
미 하 : (자조하듯) 제가 왜 이동도서관을 지금까지 하는지 아세요? 바로 현대위님을 찾기 위해서였죠. 수년간을 찾아 헤맸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어요. 현대위님 찾기를 포기한 후 그 죄책감으로 선뜻 현대위님 앞에 나설 수가 없었어요.
현대위 : 이젠 그럴 필요가 없지만. 날 찾아서 어쩔 셈이었소?
미 하 : 글쎄요. 꼭 어쩌자는 것은 아니었어요. 단지 …
(멀리 마을 입구가 다가온다.)
현대위 : 난 여기서 내리는 게 좋겠소.
(미하, 차를 천천히 멈춘다.)
현대위 : (내리며) 동생을 이곳에 오래 머물지 않도록 하십시오.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현대위를 잠시 바라보는 미하
마을을 향해 뻗은 샛길로 차를 몰아간다.)
씬 36 바닷가
(현대위, 짙게 깔린 어둠의 바다 저편을 바라본다.
그의 주위로 간간이 써치 라이트 불빛이 오갈 뿐이다.)
씬 37 미하의 집
(소주를 마시는 종태와 40대의 남편)
남 편 : 휴학이 아니라 피신이겠지!
종 태 : 매형도 참. 전 제 인생을 책임질 줄 아는 나이에요.
남 편 : 처남은 과격해서 탈이야! 방법은 많잖아
종 태 : 사람은 목표가 있어야죠. 신념을 가지고 행동하면 두렵지 않아요.
(인기척과 함께 미하가 맥주를 가지고 들어온다.)
미 하 : 오랜만에 우리 식구 다 모였는데 축배를 들어야죠!
종 태 : 웬 일야 누나? 안 하던 짓을 다 하고!
남 편 : 당신 무슨 좋은 일 있어?
미 하 : (미소를 지으며) 기분 날 땐 기분 내야죠!
(맥주를 따르며 마냥 즐거워한다.)
종 태 : 숨겨뒀던 애인이라도 만났어?
미 하 : 넌 왜 늘 그 모양이니? 군인들과 싸우기나 하고!
종 태 : 싸우긴 누가 싸워? 버릇을 고쳐 준거지!
미 하 : 취직을 하든지 해. 여긴 오래 머물 곳이 못돼!
남 편 : 여기만큼 좋은 곳이 어딨어? 처남, 맘 놓고 있으라구!
종 태 : 걱정 마세요. 매형 뭔가 보여 줄 테니까요!
미 하 : 너 또 일내면 그땐 알아서 해!
씬 38 부대 정문
(장병장의 제대를 축하하며 전송하는 부대원들
한마디씩 인사말을 나눈다.
현대위가 장병장을 짚 차에 태우고 정문을 빠져나간다.)
씬 39 부둣가
(노동판에 끼어든 종태
배타적인 눈초리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일한다.)
씬 40 기차역
(장병장을 전송하고 나오는 현대위와 오상병
오상병은 차를 몰고 부대로 돌아가고
현대위는 어디론가 걸어간다.)
씬 41 악기점 앞
(트럼펫 피스를 고쳐서 나오는 현대위
정류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이동도서관 차가 다가와 멈춘다.)
미 하 : (고개를 내밀며) 현대위님. 시내는 웬일이세요?
현대위 : 볼 일이 있어서요.
미 하 : 동네로 들어가는 길인데 같은 방향이면 타세요.
현대위 : 그럴까요. (타며) 신세 좀 지겠습니다.
씬42 달리는 차 안
(트럼펫 피스를 점검해 보는 현대위)
현대위 : 한때는 밴드부에서 트럼펫을 불었죠.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여기와서야 불 여유가 생겼습니다.
미 하 : (앞만 보며 운전한다.) ……
현대위 : 남편이 교편 잡고 있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미 하 : (미간을 찡그리며) 차나 한잔하고 갈까요?
씬 43 휴게실
(길가 옆의 허름한 휴게실로 들어서는 이동도서관 차
두 사람, 휴게실에서 차를 마신다.)
미 하 : (담담하게) 한때는 혼자 살까 고민도 했었죠. 하지만 여자의 몸으로 힘들더군요. … 현대위님을 찾는 것이 지쳐갈 무렵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정말 평범하고 지극히 단순한 남자였어요. 그 당시는 너무 똑똑하고 특별 난 사람들 속에서 그런 그 사람의 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좋게만 느껴졌어요.
(미하의 얼굴이 그늘져 보인다.)
현대위 : (분위기를 바꾸며) 목도 컬컬한데 맥주나 한잔할까요?
미 하 : 현대위님 한잔하세요. 전 운전 때문에!
(도로의 차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간다.)
미 하 : (차를 마시며) 현대위님 부인은 미인이실 것 같아요.
현대위 : 글쎄요. … 결혼했었으면 그럴 수도 있겠죠.
미 하 : (차를 마시다가 멈칫한다.) ……
현대위 : 사람들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들을 안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더욱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드는 몸서리쳐지도록 아픈 기억들을 말이죠. 제겐 광주라는 단어가 그렇습니다.
(스스로 퍼뜩 놀라며 입을 굳게 다문다.
미하, 그런 현대위의 아픔을 어렴풋이 느낀다.)
씬 44 달리는 차 안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만이 흐른다.)
미 하 : 일요일엔 주로 어떻게 보내세요?
현대위 : 특별하게 하는 일은 없습니다.
미 하 : 그럼 성당에 나오세요. 좋은 일이 생길거예요.
(현대위, 대답 대신 미소를 지어 보인다.)
씬 45 부대 창고
(김중사의 지시로 사병들이 목재를 트럭에 싣는다.)
씬 46 목재소
(군용트럭 한 대가 목재소로 들어와 멈춘다.
뛰어내리는 김중사, 반기는 사장과 무어라 주고받는다.
이윽고 사장은 목재를 반씩 분류하여 켜기 시작한다.
무지막지하게 큰 톱날에 잘려나가는 목재들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켜진 목재의 반쯤밖에 트럭에 실리지 않는다.
사장에게 돈을 받는 김중사, 트럭에 올라탄다.)
김중사 : (운전병에게 만원을 주며) 용돈이나 해라!
(돈을 받아 드는 운전병, 입이 찢어지게 벌어진다.)
씬 47 중대장실
(현대위, 지도를 펼쳐놓고 무언가 체크한다.
노크소리와 함께 김중사가 잔뜩 어깨에 힘을 주고 들어온다.)
김중사 : (봉투를 내밀며) 한껀했습니다. 중대장님!
현대위 : 이게 뭔가?
김중사 : 술값이나 하십시오.
현대위 : 무슨 소리야!?
김중사 : 그냥 넣어두시죠. 저만 믿으면 술술 들어옵니다.
현대위 : 난 받을 수 없네! 돈의 출처도 모를 뿐더러 …
김중사 : (웃으며) 원 중대장님도. 다 그런거죠 뭐!
현대위 : (짜증스럽게) 김중사!
김중사 : (당연하다는 듯이) 목재를 켜는 데서 좀 남겼습니다.
현대위 : (험악해지며) 김중사! 대체 무슨 짓을 한거야!
김중사 : 너무 야박하게 굴지 마십시요. 좋은 게 좋은 거 아닙니까?
현대위 : 김중사. 영창 가고 싶나?
김중사 : (여유 있게) 저한텐 떡고물밖에 안 떨어졌습니다. 정말입니다.
현대위 : (어이없어) … 좋아. 이번 일은 없었던 걸로 하지. 하지만 앞으로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누구를 막론하고 즉시 군사재판에 넘길테니 명심해! 이 돈은 행정반에 갖다 주시오!
(현대위가 세게 나오자 어이없어하는 김중사
봉투를 낚아채서 횡 하니 나가 버린다.)
씬 48 고급 살롱
(아가씨를 끼고 술을 마시는 이중사와 김중사)
김중사 : (봉투를 건네며) 나 좀 도와주게 이중사!
이중사 : (스스럼없이 주머니에 넣으며) 한 껀 올렸어?
김중사 : 한 껀이고 두 껀이고 간에 돌아버리겠다!
이중사 : 천하의 김중사가 왜 그러실까?
김중사 : 현대위 이 새끼 매장시켜 버리겠어!
(이중사는 아가씨를 더듬느라 정신이 없다.)
김중사 : 이봐. 친구 좋다는 게 뭐야? 이럴 때 도와줘야지!
이중사 : (건성으로) 알았어. 알았다구! 열 내지 말고 즐기라구...
(김중사, 파트너를 와락 껴안고 뒹군다.)
다음 이야기 링크 : https://paradigm21.tistory.com/65
작품의 관한 모든 내용, 대사 등에 대하여 무단 배포, 판매, 복제, 게시, 삽입 등 상업적 이용을 금지합니다.
허가 없이 무단으로 사용 시 민사, 형사상의 법적 책임이 따를 수 있습니다.
작품에 관한 저작권은 도영 작가님에게 있으며, 작품에 관한 문의는 비밀 댓글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문학작품 > 시나리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7/12) (0) 2020.05.29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6/12) (1) 2020.05.27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4/12) (0) 2020.05.22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3/12) (0) 2020.05.20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지중해에 잠기다 (2/12) (1) 2020.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