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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서울군도 (4/17)문학작품/시나리오 2020. 4. 30. 21:35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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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서울군도> (3/17) 링크 : https://paradigm21.tistory.com/45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서울군도
각본 : 도 영
씬 29 밤거리
(휘황찬란한 네온사인들
현란한 밤거리와 경덕의 초라한 모습이 교차한다.)
씬 30 선술집 앞
(경덕,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문이 확 열리며
60대의 모자를 쓴 사내가 주모에 의해 밖으로 떠밀린다.
그 바람에 사내와 뒤엉켜 나뒹군다.)
주 모 : 또 외상야. 육시럴 놈아! 또 얼씬거렸다간 아예 다리 몽둥이
부러질 줄 알아. 에이 재수 없어!
(문을 쾅 닫아 버린다.
경덕과 눈이 마주치자 씩 웃는 사내
모자를 집어쓰고 일어난다.
그리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옷을 툭툭 털고는 돌아선다.
좁은 골목길을 걸어가는 사내의 한쪽 다리가 절룩거린다.)
경 덕 : 이봐요!
(사내를 부르며 쫓아간다.)
씬 31 다른 술집
(얼큰하게 취한 두 사람
사내는 계속 지껄이고 경덕은 듣기만 한다.)
사 내 : 나 김덕팔이 아직 건재해! 이래봬도 6 ․ 25 땐 특무 상사였소. 그 씨부랄 전쟁 땜에 마누라 자식새끼 다 죽었지만 빨갱이 수도 없 이 때려잡았지. 나도 예전엔 한 가닥 했다구! 그리고 말야...
모두 날 상사라고 부르지. 젊은 양반은 뭐라 불루?
경 덕 : (얼떨결에) 벙어리 신세죠.
상 사 : 벙어리? 하 하 말하는 벙어리군! 좋아, 좋아!
(상관없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모자를 눌러 쓴다.)
씬 32 시장
(파장된 시장바닥은 온통 쓰레기로 널려있다.
비틀거리며 콧노래를 부르는 상사
경덕의 어깨를 툭툭 치며 계속 지껄인다.
걸을 때마다 상사의 장화에서 철거덕 소리가 난다.)
상 사 : 내가 누구야? 특무상사잖아! 그러니 월남에 안 갈 수 있겠어! 곧 바로 달려갔지!
경 덕 : (퍼뜩) 월남전에도 참전했어요?
상 사 : 그럼 갔지! 그 덕분에 다리 한쪽 병신 됐지만 그래도 그 때가 신났지. (총 쏘듯이) 탕! 쏘면 한 놈 쓰러지고 탕! 하면 또 한 놈 쓰러지고. 근데 지금은 안만 쏴도 쓰러지는 놈이 없단 말 야 (행인에게) 탕! 탕! 거봐 웃잖아! 안 그런가? 형씨? 아니 벙어리지. 보아 하니 갈데없는 나그네 신세 같은데 나하고 같이 갑시다. 한 많은 세상 어디 비빌 데 없겠소!
(경덕은 잔뜩 웅크린 채로 추적추적 따라간다.)
씬 33 골목
(흥얼거리며 오는 상사
경덕의 어깨를 끼고 골목 창고로 들어간다.
뒤쫓아 오던 강형사, 어디론가 연락을 한다.)
씬 34 창고 안
(희미한 불빛 아래 사내들이 군용담요를 덮고 자고 있다.)
상 사 : 아무렇게나 끼어 자라 구. 내일은 내일이니까!
(한쪽 구석에 아무렇게나 나자빠진다.
경덕도 빈자릴 찾아 자릴 잡고 눕는다.
상사의 코 고는 소리만이 정적을 깨뜨릴 뿐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간다.)
씬 35 동 창고 (아침)
(경덕, 상사가 흔들어 깨우는 바람에 부스스 일어난다.
지저분한 창고 안엔 관물을 정돈하듯 담요가 개어져 있고
그 위에 가방과 옷가지들이 널려있다.
상사가 소개해 주는 창고 식구들의 면면을 훑어보면
대 장 - 연신 바튼 기침을 콜록이는 70대의 잡화 노점상
털 보 - 항상 스카프를 손목에 매고 다니는 털이 유난히 많은 60대의 막 노동꾼
개 털 - 둥그런 돋보기를 낀 한쪽 손목이 잘린 60대의 노름꾼
할딱보 - 항상 히쭉거리는 60대의 대머리 뚱보 지게꾼
쭉정이 - 늘 헐렁한 옷을 걸치고 다니는 60대의 깡마른 사내로 구두닦이 찍새다.)
상 사 : 당분간 같이 지내게 될 거요. 다들 좋은 사람들이니까 서로서로 도우면서 삽시다.
(쇠붙이가 달린 긴 막대기를 들고 나간다.
할딱보가 지게를 걸머지고 나가자
나머지 식구들도 한 사람씩 밖으로 나간다.)
씬 36 도심
(카메라가 빌딩 숲을 헤치며 지나가면
물통과 긴 막대기를 들고 가는 네 사람의 모습이
개미 새끼처럼 작게 보인다.
상사와 경덕, 그리고 50대의 두 여인이다.)
씬 37 거리
(좌판 앞에 쭈그리고 앉아있는 대장
몇 안 되는 허름한 물건을 놓고 무료하게 손님을 기다린다.)
씬 38 아지트 (밤)
(구석에서 덜덜 떨고 있는 나리, 잔뜩 겁을 먹고 있다.
경수, 나리의 얼굴을 들어 보이며 흡족해한다.)
염쟁이 : 형님, 포주에게 넘길까요?
경 수 : 아냐! 지금부턴 내 여자다. (돌아보며) 알겠나?
염쟁이 : (숙이며) 예, 형님!
씬 39 한 곳 (낮)
(각종 포스터들이 덕지덕지 붙은 담벼락 앞
선정적인 그림과 선거 벽보들
그리고 각종 현란한 광고 카피 문구들이 난무하다.
두 여자는 막대기에 묶은 스펀지로 물을 묻혀 포스터에 적신다.
그러면 상사와 경덕은 날카로운 철판으로 긁어낸다.)
상 사 : 젠장, 못된 놈들 땜에 먹고 살 수 있으니 ......
여 인 1: (경덕에게) 젊은 양반이 할 일 없이 이런거나 하고 있어요?
상 사 : 허허, 누군 태어날 때부터 딱지 붙이고 기어 나오나? 그래도 이 친군 대기업체에 다녔다구!
여 인 2: 쫒겨났우?
상 사 : 어둔 세상에 살다 보면 다 그런 거야 안 그래? 어서 일들이나 해!
(포스터들이 예리한 쇠끝에 발기발기 찢겨나간다)
씬 40 공사장
(힘겹게 벽돌을 나르는 털보
십장의 재촉에 침을 탁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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