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단편영화 오리지널 시나리오] 특 정 인 / 부제 : 우리는 감시당하고 있다

 

본 시나리오에는 다소 선정적인 묘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편영화 오리지널 시나리오

 

 

특 정 인

 

부제 : 우리는 감시당하고 있다

 

 

나오는 사람들

 

특정 남 (20대 후반)

특정 여 (20대 중반)

 

 

각본 : 도영(到映)

 

 

 

씬 1 타이틀 백

 

지축을 뒤흔들며 달리는 경주 말들

혼신의 힘을 다해 질주한다.

 

메인 음악과 함께

타이틀이 뜬다.

 

환호하는 관중들

달리는 말

기수들의 채찍질

땅을 파헤치며 치고 나가는 말발굽들

기수와 말들의 거친 숨소리가 점점 크게 들리며

타이틀과 함께 음악이 끝난다.

 

 

씬 2 스크린 경마장

 

스크린에서 카메라가 빠지면

타이틀 백의 장면을 그대로 이어받아서 경주 말들이 달린다.

‘달려! 달려!’

고함소리가 점점 커진다.

실내는 거의 아수라장 수준이다.

목소리가 쉬어 터져 찢어질 듯한 쇳소리를 지르는 사람들

이윽고 말들이 결승선을 쏜살같이 통과한다.

곧바로 순위가 매겨지고

순식간에 얼어붙은 듯 조용해지는 실내

여기저기서 쌍소리가 터져 나온다.

구석에서 바라보고 있던 특정 남

마권을 찢어서 공중으로 획 뿌려버린다.

그리고는 밖으로 횡 하니 나간다.

그 모습이 cctv에 잡힌다.

 

 

씬 3 거리 (몽따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특정 남

그 모습이 특정한 음과 함께 cctv에 고스란히 잡힌다.

거리가 바뀔 때마다

화면 우측 상단에 확대된 그의 얼굴과 함께

‘요주의 2등급’ 자막이 뜬다.

 

 

씬 4 한 곳 (저녁)

 

특정 남, 핸드폰으로 통화하며 걷는다.

 

특정 남 : ...나야...나라구! ...쓰벌 지 님도 못 알아보냐?

특정 여 : (소리) 님은 쓰벌...

특정 남 : 그럼 서방은 어때?

특정 여 : (소리) 됐네요. 왜?

특정 남 : 왜는? 자기가 보고 싶으니 까 그렇지~

특정 여 : (소리) 돈 떨어졌구나!

특정 남 : (짐짓) 나오기 싫음 관 두고...

특정 여 : (소리) 나 참, 그 자신감은 뭐누?

특정 남 : 솔까말 내 트레이드마크 아니냐?

특정 여 : (소리) 지랄! 하긴, 형이 꽈 대표할 때 알아 봤다니까

특정 남 : 내 마스코트 알잖...

특정 여 : (소리) 에잇- 쓰벌!

특정 남 : (놀라) 뭐?

 

 

씬 5 펜트하우스 거실

 

화장을 하며 스피커폰으로 통화하고 있는 특정 여

마스카라를 마구 지운다.

 

특정 여 : 너 땜에 마스카라가 틀렸잖아!

특정 남 : (소리) 마스카라? 난 또! 근데 말야 좋은 계획이 있어 나와 봐.

특정 여 : (꽥) 그 계획이라는 것 좀 하지 마! 내 밥줄 끊어져!

특정 남 : (소리) 하여튼...

특정 여 : 그러면 나 안 나간다.

특정 남 : (소리) 알았어. 알았다구!

특정 여 : 내가 선배 덕분에 피라미드도 알고 말야. 신세 조졌지만...

특정 남 : (소리) 그래도 지금의 우리가 있잖누?!

특정 여 : 됐고. 지금 어디누?

 

 

씬 6 동 • 거리

 

확 밝아지는 특정 남

 

특정 남 : 그리로 가고 있어

특정 여 : (소리) 알았어. 같은 걸로 시켜

특정 남 : 당근이지.

 

 

씬 7 번화가 (밤)

 

네온사인들이 휘황찬란하게 빛난다.

활기찬 거리의 인파들

그 속에 섞여 걷는 특정 남

주위를 둘러보며 눈치를 살피지만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다.

여전히 cctv의 화면에 사람들의 얼굴이 끊임없이 검색되고

계속 분류되고 있다.

그 중에 한 인물의 화면에 ‘일치’라는 자막과 함께 경고음이 울리고

동시에 어디선가 사복형사 두 명이 달려온다.

예의 인물에게 다가가 순식간에 제압해 수갑을 채운다.

사람들이 놀라며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슬슬 뒷걸음치는 특정 남

인파 속을 재빨리 빠져나간다.

 

 

씬 8 인서트

 

도심의 불빛 속에서

전동차 한 대가 무심코 지나간다.

 

 

씬 9 한정 식당 안

 

글라스에 소맥을 따라 단숨에 들이키는 특정 남

또 한 잔을 만든다.

그때 문을 열고 들어오는 특정 여

익숙한 듯 서슴없이 특정 남에게 다가와 앉는다.

tv 화면의 시선으로 특정 여자의 얼굴이 cu되며 요주의 3등급이 찍힌다.

 

특정 여 : (앉으며) 시켰어?

특정 남 : ...?

 

잔을 들이키려다 멈칫한다.

특정 여의 립스틱이 금빛으로 빛난다.

 

특정 남 : 왠 금색?

특정 여 : 이상해?

특정 남 : 섹시한데!

특정 여 : 정말? (급 실망) 립 서비스!

 

그때 종업원이 수육 한 접시를 가져온다.

가운데 도가니에 금가루가 뿌려져 있다.

 

특정 남 : 워매 이모. 웬 금가루? 처음이네

특정 여 : 그러게. 웬 일이래

특정 남 : 늙다리가 돈 좀 주려나 보다.

특정 여 : 때리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안 그래?

특정 남 : 후견인이면 후견이나 하면 돼지 왜 사람을 치고 지랄이야!

특정 여 : 지랄!

특정 남 : 쓰벌!

특정 여 : 쓰벌! 그래도 늙다리 덕에 먹고 살잖아?

특정 남 : 지금 낫닝겐하는 거야?
특정 여 : 돈 크리는 면하잖아?
특정 남 : 그 새끼 말 믿지 마!
특정 여 : 직장생활보다는 훨 나아

특정 남, 술과 안주를 연거푸 허겁지겁 입속으로 우겨 넣는다.

 

특정 여 : 천천히 먹어

특정 남 : 빨리빨리! 재빨리! 잽싸게 몰라? 후딱 해치울 일이 있어

특정 여 : (말을 막으며) 그만해! 이번엔 내 말 들어! 기다리고 있어. 알아?

특정 남 : (버럭) 야!

 

그때, 특정 여의 핸드폰에서 문자 벨이 울린다.

 

특정 여 : (놀라며) 지금 늙다리가 온대! (벌떡 일어나 카드를 주며) 많이 쓰지 마!

특정 남 : 빼박캔트!

특정 여 : 너 츤데레다

 

미소지어 보이며 나가는 특정 여의 표정이 어둡다.

 

특정 남 : (혼잣말로) 주먹에 헤딩이나 잘해라 뽀시래기 쓰벌!

            (홀에다가) 이모. 여기 맥주 일병!

남은 술을 벌컥벌컥 들이킨다.

 

 

씬 10 밤거리

 

특정 여, 사람들을 헤치며 뛰어간다.

cctv의 화면으로 요주의 3등급이 어김없이 찍힌다.

 

 

씬 11 코인 노래방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특정 남

악다구니를 쓴다.

 

 

씬 12 로또 판매점

 

특정 여의 카드로 카드깡을 하는 특정 남

로또 10만원어치를 한꺼번에 산다.

여지없이 cctv 화면이 작동하고

로또 용지가 기계에서 끊임없이 나온다.

 

 

씬 13 pc방

 

특정 남, 게임 삼매경에 빠져 있다.

모니터의 게임 화면이 바뀌면

 

 

씬 14 슬롯머신

 

빠르게 회전하는 릴의 화면으로 바뀐다.

계속 핸들을 잡아당기는 특정 남

결국, 모두 잃는다.

 

창구로 다가가는 특정 남

카드를 내밀고 동전을 바구니에 가득 바꿔 돌아서는데

한 사내와 부딪친다.

 

특정 남 : 에잇! 뭐야? ...

 

보는 순간, 얼어붙는다.

 

사 내 : ...너 ...너너너...

 

사내도 당황하며 말을 잇지 못한다.

순간적으로 표정이 일그러지며

특정 남에게 확 달려드는데

냅다 바구니의 동전을 사내의 얼굴에 확 뿌리는 특정 남

재빨리 도망친다.

동전 세례를 맞고 휘청하는 사내

특정 남을 쫓아간다.

이 모든 모습이 cctv에 잡힌다.

 

 

씬 15 동 • 밖

 

특정 남, 허겁지겁 계단을 뛰어올라 도망친다.

 

사 내 : (쫓아오며) 야! 새꺄. 내 돈 내놔!

 

 

씬 16 거리

 

특정 남과 사내의 추격전이 시작된다.

장소가 바뀔 때마다 cctv 화면이 작동하고

두 사람의 사투는 끈질기게 전개된다.

 

대로에서의 추격전이

점점 좁아지는 골목으로 좁혀지면서 진행된다.

 

결국 사내에게 잡히고 마는 특정 남

사력을 다해 저항한다.

서로 엉켜 뒹굴다가

간신히 빠져나가는 특정 남

다시 추격전은 시작되고

 

- 공원에서

- 상가에서

- 주차장에서

- 놀이터에서

- 빌딩 숲에서

 

두 사람의 추격전이

도시의 무심한 풍경들과 교차 된다.

 

 

씬 17 지하 주차장

 

움직임 하나 없는 조용한 지하 주차장

카메라, 천천히 차들을 훑고 지나간다.

한 곳으로 다가가면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특정 남의 모습이 보인다.

더 가까이 다가가면

형편없이 구겨진 특정 남

등을 벽에 기대고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한다.

 

고개를 무릎 사이에 푹 파묻고 있던 특정 남

‘덜컹’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번쩍 든다.

 

노년의 신사가 문을 열고 나온다.

그 뒤를 조심스레 뒤따르는 특정 여의 얼굴에 멍 자국이 선명하다.

 

특정 남의 시선이 두 사람을 쫓는다.

 

한 곳으로 다가가는 노신사

cctv에 요주의 1등급이 찍힌다.

차 문을 여는 노신사

특정 여의 젖무덤을 툭툭 친다.

특정 여, 살짝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 표정을 슬쩍 보며 차에 올라타는 노신사

곧바로 출발한다.

멀어지는 차를 향해 깊숙이 고개를 숙이는 특정 여

차는 굉음을 내지르며 코너를 돌아 사라진다.

차가 사라질 때까지 고개를 들지 않는 특정 여

고개를 천천히 든다.

갑자기 정적만이 감도는 지하 주차장

차가 사라진 쪽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특정 여

그 자세 그대로 움직일 줄 모른다.

그때

‘뚜벅 뚜벅’

발자국 소리가 난다.

멀리 차들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특정 남

잠시 멈춰 서서 특정 여를 바라본다.

이윽고 천천히 다가와

돌장승처럼 서 있는 특정 여 앞에 멈춰 선다.

살포시 안아주는 데...

획- 돌아서는 특정 여

문으로 성큼성큼 걸어간다.

특정 남도 빠르게 따라간다.

 

 

씬 18 엘리베이터 앞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는 특정 여

엘리베이터 앞으로 다가와 버튼을 콱 누른다.

특정 여의 뒤에 다가와 서는 특정 남

어깨를 감싸 안으려다 그만둔다.

얼굴이 엉망인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정적이 흐른다.

특정 남, 슬쩍 특정 여의 손가락을 건드려 본다.

툭 쳐 내는 특정 여

또 손가락을 건드려 오자 손을 아예 몸 앞으로 옮긴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씬 19 엘리베이터 안

 

안으로 들어서는 특정 여

문을 바라보고 바로 앞에 선다.

특정 남은 익숙한 듯 21층을 서슴없이 누른다.

cctv에서 두 사람의 모습이 분석되고

층수를 알리는 빨간 숫자가 올라간다.

뒤에서 특정 여의 손을 슬며시 잡는 특정 남

손을 빼려 하자 더욱 힘을 준다.

완강히 거부하자

아예 팔과 함께 힘껏 껴안는다.

이내 조용해진다.

특정 남의 한 손이 특정 여의 젖가슴을 와락 움켜쥔다.

눈을 스르르 감는 특정 여

몸을 특정 남에게 기댄다.

특정 남, 나머지 손을 특정 여의 팬티 속으로 슥 집어넣는다.

특정 여의 입이 저절로 벌어진다.

두 사람의 몸은 더욱 밀착되고

손의 애무는 계속된다.

두 사람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지는 데...

‘딩동’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재빨리 몸을 추스르는 두 사람

후다닥 밖으로 나간다.

 

 

씬 20 펜트하우스 복도

 

뛰어오는 특정 남과 여의 모습이 cctv에 잡히고

번호 키의 숫자를 빠르게 누르는 특정 여

문을 힘차게 열어젖힌다.

두 사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씬 21 거실 (one scene one cut)

 

캄캄한 실내

아무것도 안 보인다.

 

‘쾅’

문 닫히는 소리가 크게 울린다.

이어 남녀의 거친 숨소리와 함께

서로의 입술을 탐하는 소리가 들린다.

 

한곳에서

갑자기 조그마한 붉은 불빛이 들어온다.

보면, 로봇청소기다.

‘딸깍’

소리와 함께 로봇청소기가 콘센트에서 분리된다.

남녀의 서로를 탐하는 소리는 여전히 들리고

그 소리를 따라 서서히 움직이는 로봇청소기

거실 여기저기를 훑어간다.

물체의 윤곽들이 달빛에 조금씩 드러난다.

 

서로의 입술을 진하게 빨며 창가로 오는 두 사람

옷을 하나씩 벗겨주며 빨기를 멈추지 않는다.

서서히 다가오는 로봇청소기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신분을 확인한다.

그리고는 그 자리에서 지켜본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알몸의 두 사람

의식을 진행하듯 천천히 움직인다.

그러나 형체만 드러날 뿐 알아볼 수는 없다.

달빛의 역광으로 알몸의 윤곽선만 드러난다.

 

여자를 뒤돌려 세우고는 창문틀을 잡게 하는 남자

뒤에서 천천히 여자의 몸속으로 자신을 밀어 넣는다.

 

남자의 몸짓은 서서히 격렬해지고

두 사람의 숨소리는 더욱 가빠진다.

달빛!

역광!

창문 흔들리는 소리!

살 부딪치는 소리!

질퍽거리는 소리!

신음소리!

소리! 소리! 소리들!!

 

두 사람, 여성 상위로 체위를 바꾼다.

여자의 허리가 빠르게 돌아간다.

순식간에 온몸을 요동치는 여자

급기야 단말마의 비명소리와 함께

허리가 활대처럼 커다랗게 뒤로 휜다.

그리고 정적-

서서히 남자의 몸 위로 무너진다.

거친 숨소리가 점점 잦아든다.

 

그제서야 서서히 뒤로 물러서는 로봇청소기

제자리를 찾아가 콘센트에 스스로를 끼운다.

‘딸깍’ 소리와 함께

조그마한 전원 불빛이 꺼진다.

그리고

암전

 

메인테마 음악과 함께

자막이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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