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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쨔 샤 (5/5)
    문학작품/시나리오 2020. 6. 2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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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쨔 샤> (4/5) 링크 : https://paradigm21.tistory.com/75#comment12393702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쨔 샤 (4/5)

    이전 내용을 못 보신 분들은 아래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국어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쨔 샤> (3/5) 링크 : paradigm21.tistory.com/74 (2/5) 링크 : https://paradigm21.tistory.com/73 (1/5) 링..

    paradigm21.tistory.com

    장편 극영화 시나리오

     

     

    쨔 샤

     

     

    각본 : 도 영

     

     

     

    98 트레일러 안 (현실)

     

    헤드라이트가 밤비를 뚫고 계속 전진한다.

     

    천기사 : (담배를 피워 물며) 정말이지 서울 생활은 지옥이었어! 이건 시도 때도 없이 매일 두들겨 맞으니 견딜 수가 있나. 그래도 그 땐 꿈이 있었다. 쨔샤, 뭔지 알아? 쌀가게해서 (고개를 끄떡이는 쨔샤, 눈알을 굴리며 심각하게 듣고 있다.) 흰 쌀밥을 배 터지게 먹어 보는 거야. 근데 그게 말처럼 되겠냐! (오징어를 씹으며) 난 말야 그때 도망치려고 일부러 감방에 들락거렸지. 결국 도망쳤지만 인간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어. 내게 남은 건 오직 쓰팔 놈의 소주병뿐이야!

     

    와이퍼만 정신없이 빗물을 밀어내고 있다.

     

     

    99 고속도로

     

    어둠을 뚫고 한 대의 트레일러가 거대한 괴물처럼 질주한다.

     

     

    100 휴게소

     

    동료기사의 트레일러들이 휴게소로 들어온다.

     

     

    101 고속도로

     

    천기사의 트레일러가 외롭게 달린다.

     

     

    102 트레일러 안

     

    천기사, 차 안에 설치한 5인치 TV를 켠다.

    TV는 전파방해를 심하게 받으며 일본의 포르노가 잡힌다.

     

    천기사 : 개자식들!

     

    앞차들이 서행하자 속력을 줄인다.

    자가용과 봉고가 꾸겨진 휴지조각처럼 박살 났다.

    차에서 부상자를 끌어내는 모습이 언뜻 스쳐 지나간다.

     

    천기사 : (TV를 끄며) 오늘도 거르지 않는군! 그래 가지고 황천에 가겠어?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쨔샤? 인간을 만들기도 하지만 죽이기도 해! 어차피 인간의 고향은 죽음뿐야 쨔샤!

     

    견인차가 비상벨을 울리며 지나간다.

    잠시 후에 구급차와 소방차가 요란한 소릴 내지르며 달려간다.

     

     

    103 휴게소

     

    동료기사들, 먹을 것을 사 가지고 출발한다.

    트레일러들이 휴게소를 줄지어 빠져나간다.

     

     

    104 고속도로

     

    어둠 속을 질주하는 일련의 트레일러들이 보이고

     

     

    105 다른 곳

     

    한 대의 트레일러가 빗속을 외롭게 달린다.

     

     

    106 트레일러 안

     

    쨔샤는 자고, 천기사는 혼자 지껄인다.

     

    천기사 : 쨔샤, 넌 내가 주워 다 키웠지만. 사람은 말야. 각자 살아가는 법이 있어!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아? 이순신, 세종 대왕? 웃기지마! 내게 운전을 가르쳤던 박기사야! 아버지 같은 분이었어. 오직 손발이 떨리지 않고 브레이크만 튼튼하면 만족했던 노인네야! 쨔샤, 너도 만났으면 존경했을 거야. 세상에 대항한다는 게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를 나에게 가르쳤지. 그때부터 내 인생은 시작된 거야! 노인넨 천천히 간다는 배짱을 차에서 배웠지만 (악셀레이터를 밟으며) 난 더 빨리 달려야만 했어. 그래야 모든 걸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지!

     

     

    107 고속도로

     

    트레일러 군상들이 거대한 짐승처럼 달린다.

     

     

    108 다른 곳

     

    작은 불빛의 트레일러 한 대가 외롭게 달린다.

     

     

    109 트레일러 안

     

    시계를 보는 천기사

    다급히 라디오를 튼다.

     

    천기사 : 쨔샤, 이 개자식아! 지금이 잘 때야? 시간이 됐잖아!

     

    라디오에선중국에서 찾습니다.”가 방송된다.

    눈을 게슴츠레 뜨는 쨔샤, 도로 눈을 감는다.

    방송은 두 사람이 소개되면서 끝난다.

     

    천기사 : (스위치를 끄며) 개자식들! 벌써 끝나 쓰팔! 누나 이름이 나올리 없지!

     

     

    110 다리 위

     

    비가 멈추고 안개가 끼기 시작한다.

    시커먼 강물 위로 한 대의 트레일러가 쏜살같이 달린다.

    타이어에 물방울이 튄다.

     

     

    111 트레일러 안

     

    기어를 바꾸며 속력을 내는 천기사

     

    천기사 : 쨔샤, 난 네 고 고조할아버지 때부터 이 길을 달렸지만 모두가 똑 같애. 이젠 지겨워졌어. 나라구 행복하지 말라는 법 있어? 내게도 안식처가 필요하다구. 쨔샤, 누날 닮은 여수댁 말야? 결혼 할려구! 쨔샤, 너도 찬성이지? 섭섭하게 생각 말라구. 널 귀엽게 봐줄거야. 그리구 말야. 짝을 붙여 줄테니까 우리 같이 신혼여행 가자. 근사한 생각이지 쨔샤? 사람이 많은 곳은 싫고, 무인도 어때? 사람이 살지 않는 곳 말야. 거기서 꽃 장사를 할꺼야! 그것두 세상에서 보지 못한 들꽃들만 말이야. 꽃을 차에 가득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파는 거야. 넌 보초를 서야 된 마. 거기가 우리의 고향이 되는 거야 알았지? 그리고 난 예쁜 딸을 낳을 거야!

     

    휘파람을 멋들어지게 불어 제기며 건들거린다.

     

     

    112 고속도로

     

    강한 불빛을 내뿜으며 트레일러가 달려왔다가 멀어진다.

     

     

    113 휴게소

     

    천기사의 트레일러가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온다.

     

     

    114 주유소

     

    천기사, 트레일러를 주유소에 세운다.

    안에서 막내가 뛰어나오며 소리친다.

     

    막 내 : 천기사님, 이제 와요? 스카프 형님이 걱정 많이 하던데요?

    천기사 : 알았다. 만땅꼬 채워! 막내야, 짱구 어디 갔냐?

    막 내 : 오늘 비번에요.

    천기사 : 그래? 잠깐만 기다려 쨔샤. 출출한데 먹을 것 좀 사올테니까 (차에서 내리며) 막내야 차 좀 잘 보고 있어. 금방 올게.

    막 내 : (웃으며) 염려 붙들어 매시고 갔다 와요!

     

    천기사, 휴게소로 천천히 걸어간다.

     

     

    115 휴게소 안

     

    졸고 있는 여종업원에게 다가가는 천기사

    스탠드를 툭툭 두드린다.

     

    여종업원: (깜짝 노라며) 어머, 깜짝야!

    천기사 : 놀라는걸 보니 못된 짓을 저질렀구만!

    여종업원: (곱게 흘기며) 놀리지 말아요.

    천기사 : 엉 큼 떨지 말라고. 척하면 삼천리지, 안 그래 미스 리?

    여종업원: (톡 쏘며) 아저씨 부인이면 몰라도 전 안 그래요!

    천기사 : (움찔하며) 이게 까불고 있어!

     

    한 보따리 사서 한쪽으로 간다.

    휴게실 내부는 텅 빈 채 정적만이 감돈다.

    천기사, 음료수를 마시며 의자에 앉는다.

    실내는 을씨년스러운 것이 공포감마저 자아낸다.

    왜소하게 보이는 천기사

    서서히 생각에 잠긴다.

     

    천기사 : (소리) 뭐?! 애를 지웠다구?

     

     

    116 MONTAGE (회상)

     

    - 천기사, 밥상을 들러 엎으며 부인에게 달려든다.

    - 집안 구석 구석을 뒤지다 찬장 서랍에서 쪽지를 발견한다.

    - 서울거리를 헤매는 천기사

    - 아파트 초인종을 누르자, 부인이 문을 열고 빠끔히 내다본다.

    그대로 밀고 들어가는 천기사

    사내가 멍청히 보는 가운데 부인을 두들겨 팬다.

     

     

    117 주유소 (현실)

     

    천기사, 꾸러미를 들고 트레일러로 간다.

    가느다란 선율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꾸러미를 차 안으로 던지는 천기사

    스마일 목걸이를 꺼내 쳐다본다.

     

    천기사 : (쨔샤를 안으며) 쨔샤, 아무래도 안 되겠어. 바쁜 건 바쁜 거고 오늘 당장 약혼식을 대강이라도 치러야겠어! 목걸이를 증표로 줄테니까 쨔샤 네가 증인이 되는 거야 알겠어. 쨔샤?

     

    쨔샤는 알았다는 듯이 짖어댄다.

     

     

    118 동네 어귀

     

    천기사, 어둠 속을 익숙하게 걸어간다.

     

     

    119 집 앞

     

    집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는 천기사

    스스럼없이 방문을 확 열어젖힌다.

     

     

    120 방 안

     

    들어오던 천기사, 멈칫한다.

     

    (소리) : (다급하게) 누구야?

     

    천기사가 전등 스위치를 켜자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전라의 짱구와 과부

    당황하며 몸을 가리기에 급급하다.

    일순간 멍한 천기사, 쨔샤를 손에서 떨어뜨린다.

    쨔샤는 구석으로 잽싸게 도망치고

    몸을 잔뜩 웅크리는 과부, 벌벌 떤다.

     

    짱 구 : (능글맞게) 아니 형님이 이 밤중에 웬일이우?

    천기사 : 이 개만도 못한 새끼! 죽여 버리겠어!

     

    짱구에게 달려들어 마구 두들겨 팬다.

     

    짱 구 : (막으며) 이거 왜 이래요? 진정해요 형님. 잠깐만요!

    천기사 : 너 오늘 초상 날이다! 쓰팔. 이 개자식아!

     

    방 안이 일순간에 난장판이 된다.

    짱구도 지지 않고 덤빈다.

    두 사람의 싸움이 격렬해지는 가운데

    천기사, 손에 자신이 선물했던 뾰족한 장식품이 잡히자

    그대로 찔러 버린다.

    ! 소리와 함께 짱구의 몸이 고꾸라진다.

    숨을 몰아쉬는 천기사, 과부를 노려본다.

    과부는 공포에 떨며 더욱 몸을 웅크린다.

     

    천기사 : (쉰 목소리로) 치사한 년!

     

    비틀거리며 방을 나간다.

    숨어있던 쨔샤, 재빨리 쫓아 나간다.

     

     

    121 동 밖

     

    비실비실 걸어가는 천기사

    쨔샤가 낑낑거리며 쫓아오자 가슴에 부둥켜안는다.

     

    천기사 : (울먹이며) 쨔샤, 너밖에 없구나! 개보다 못한 연놈들! 잘 먹고 잘 살아라 쓰팔 놈들아!

     

    비틀비틀 걸어가는 천기사의 뒷모습이 흡사 유령 같다.

     

     

    122 휴게소

     

    쨔샤를 안고 트레일러로 향하는 천기사

    텅 빈 광장을 가로지르는 그림자가 길게 춤을 춘다.

     

     

    123 트레일러 안

     

    천기사, 차에 올라탄다.

    담배를 피워 무는 손이 마구 떨린다.

    약을 여러 알 입안에 털어 넣는다.

    라디오를 틀었다 끄고는

    카세트테이프를 꽂았다가 다시 빼 버린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허둥거리다가

    입을 악다물고 차를 출발시킨다.

    화장실에서 막내가 뛰어나오며 소리 지르자

    기름 쿠폰을 차 밖으로 던지며 그대로 달린다.

     

     

    124 고속도로

     

    천기사의 트레일러가 어둠 속을 뚫고 달린다.

     

     

    125 트레일러 안

     

    기어를 올리며 속력을 내는 천기사

     

    천기사 : (자조하듯이) 못 믿을 인간이 여자야. 바보! 병신! 사랑하고 싶었는데! 어차피 오늘은 꾸겨진 날야! 쨔샤, 여자야 또 찾으면 돼지 뭐. 쓰팔 좆 팔이네 정말!

     

    약을 통째로 입안 가득히 털어 넣는다.

     

     

    126 고속도로

     

    한 대의 대형 트레일러가 화면 가득히 질주해온다.

     

     

    127 트레일러 안

     

    천기사의 눈동자가 점점 가늘게 쳐진다.

    검은 연기와 함께 화염이 보인다.

    사고가 일어난 건너편에 패츄럴 카의 불빛이 어지럽게 흔들린다.

    천기사,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대로 질주한다.

     

     

    128 고속도로 (새벽)

     

    새벽의 여명이 서서히 밝아오는 가운데

    한 대의 트레일러가 무서운 속도로 질주한다.

     

     

    129 트레일러 안

     

    계속해서 악셀레이터를 밟는 천기사

    머리가 혼미한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본다.

    건너편으로 요란스럽게 소릴 내지르며 소방차가 지나간다.

    쨔샤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는 가운데

    핸들을 꽉 힘주어 잡는 천기사

    시야가 흐린지 머리를 계속 세차게 흔든다.

    또 한 대의 구급차가 기분 나쁘게 소리를 내지르며 지나간다.

     

     

    130 고속도로

     

    무섭게 달려오던 천기사의 트레일러

    갑자기 쇳소리의 비명을 내지르며 멈춘다.

     

     

    131 트레일러 안

     

    한쪽 문을 거칠게 여는 천기사, 버럭 소릴 지른다.

     

    천기사 : 쨔샤! 내려!

     

    위험을 느끼고 벌떡 일어나는 쨔샤, 마구 짖어댄다.

    감정을 주체못하는 천기사, 바락바락 악을 쓴다.

     

    천기사 : 쨔샤 내려! 내리라니까! 빨리 뛰어내려. 이 개자식아! 내리란 말야. 내려. 내려! 내려!!

     

    꽁무니를 빼며 마구 짖어대는 쨔샤

    원망하는 눈빛이 애처롭다.

     

    천기사 : (험악하게 인상을 북 긁으며) 말이 말 같지 않아. 이 개자식아!

     

    쨔샤를 인정사정없이 발로 뻥 걷어찬다.

    차 밖으로 굴러떨어지는 쨔샤

    천기사, 문을 세차게 꽝 닫고 그대로 출발한다.

     

     

    132 동 밖

     

    쨔샤, 비명소리를 지르며 트레일러를 쫓아간다.

     

     

    133 트레일러 안

     

    치솟는 슬픔을 억누르려고 안간힘을 쓰는 천기사

    트레일러의 속력을 더욱 높인다.

     

    천기사 : (울먹이며) 난 누나 같은 여자가 필요했어. 미안하다 쨔샤!

     

     

    134 한 곳

     

    있는 힘을 다해서 쫓아가는 쨔샤

    주인을 애처롭게 불러보지만

    트레일러와의 간격은 점점 더 멀어질 뿐이다.

    총알같이 달리는 천기사의 트레일러가 멀리 사라진다.

    트레일러가 사라진 쪽으로 악다구니를 쓰며 쫓아가는 쨔샤

    언제까지나 언제 까지나 무작정 달린다.

     

     

    135 낭떠러지 있는 곳

     

    머리를 세차게 흔드는 천기사

    눈을 치켜뜨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때예비군 훈련장간판이 언뜻 스쳐 지나가며

    야간사격의 총소리가 우당탕 들린다.

    천기사, 흠칫 놀라는데

    갑자기 자가용 한 대가 꺾어 들어온다.

    급브레이크를 밟는 천기사

    핸들을 급히 획 꺾는다.

    한쪽으로 왕창 쏠리는 트레일러

    난간을 들이받고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진다.

    트레일러는 폭음소리와 함께 폭발한다.

    연기에 휩싸이는 트레일러에서

    카메라가 멀어지면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강이 보이고, 산이 보인다.

    카메라는 계속해서 끝없이 멀어지며

    산봉우리들로 빠르게 지나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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