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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에 낭만은 없다
    패러다임/철학 2020. 2. 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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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오천

    잃어버린 낭만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오늘도 오천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인생'입니다.

     

    현재 성공한 삶이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딱딱하고 재미없는지를 다루려고 합니다.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토대로 낭만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이 사회에서 낭만을 추구하는 것은 어떤 의미이며,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딱히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없고, 평범하다 못해 남들보다 조금씩 느리고 조금씩 뒤처지는 아이였습니다.

    눈에 띄는 학생도 아니었고,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 탓에 따돌림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고 숨겨져 있던 끼가 발동했습니다.

    대학에서 꿈꾸던 학문, 정의, 자유에 모든 열정을 쏟았습니다.

     

    학과에 집합 문화와 일부 교수의 갑질과 폭력에 맞서 싸웠습니다.

    신입생에게 가해지는 폭력적인 갑질과 강제로 술을 먹이는 행위에 반대하고 막아섰습니다.

    수직적인 문화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으며, 항상 약자의 편에 서있었습니다.

    학자금 부당 지출에 대해 토로하고 싸웠으며, 함께 비를 맞았습니다.

     

    지식을 쌓는 일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필수 전공을 버리고 교양을 선택해서 수업을 듣기도 했습니다.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오는 날이면 밤새 공부를 하곤 했습니다.

    스스로 스터디그룹을 만들고 서로 과제를 내주고 풀면서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대학시절에는 낭만에 빠져있었습니다.

    가장 사랑했던 웹툰 <'오늘의 낭만부' - 억수씨>를 보면서 심장이 뛰곤 했습니다.

    그 당시는 정말 즉흥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평일 대낮에 바다를 보러 가고, 술을 마시고,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술집에서 기분이 좋아 아이스크림을 돌리고, 영업이 끝난 뒤 사장님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험 전날 친구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달려가서 함께 울고, 웃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회는 우리에게 낭만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딱 2년 동안 공부를 했습니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기에 낮에는 과외를 하고 밤에는 공부를 했습니다.

    학생들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생님이 되고자 열심히 공부하였습니다.

    독학으로 도전했던 임용은 처참하게 불합격을 안겨줬고,

    끝끝내 학원비를 장만하기에 어려웠던 저는 포기를 하게 됩니다.

     

    꿈을 저버리고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당차고 열정적인 신입사원을 꿈꾸며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이력서를 작성했습니다.

    하루 2, 3개씩 이력서를 아무리 넣어봐도 연락 오는 곳은 없습니다.

    하고 싶은 일, 가고 싶은 직장, 할 수 있는 일, 들어갈 수 있는 직장, 어딜 써 봐도 소리 없는 아우성에 불과했습니다.

    운이 좋게 면접을 보게 되면 저는 나이만 많고 능력 없는 사람 취급을 받곤 하였습니다.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습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학금을 받았고, 최대한 부모님께 손을 안 벌리고 스스로의 힘으로 살았다고 자부했습니다.

    근로장학생, 커피숍, 공사장, 이사, 가구 납품, 돼지농장까지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리지 않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게 남은 건 학자금 대출의 독촉 문자와 비어있는 스펙이었습니다.

    이력서를 쓰면서도 자괴감이 느껴졌습니다.

    그 누구도 제 이력서를 보고 저를 뽑아주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대학생활을 잘 못했던 것일까요?

    그저 남들이 다 하는 스펙을 쌓고, 취업을 위해 토익 준비를 하며 대학생활을 보냈어야 했을까요?

    오직 성공이라는 이름을 향해 달려가야 했을까요?

     

    저는 가진 것도 없고, 가장 형편이 좋지도 않습니다.

    그런 저에게

     

    낭만은 사치일 뿐일까요?

     

     

    어린아이 시절부터 저는 항상 느린 아이였고, 내성적인 사람이었습니다.

    앞서서 치고 나가도 모자란 사회에서 뒤에 있는 것을 안정적으로 느끼곤 했습니다.

    경쟁이 싫었고, 성취가 무너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대학에 들어가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자유롭게 했습니다.

    배가 고플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었습니다.

    태어나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대학시절이지만, 가장 나다움을 뽐냈던 때도 대학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출발선이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무엇이든 쉽게 포기하기도 했습니다.

    항상 남들보다 뒤에서 출발하는 것이 지치고 힘든 일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저에게 힘이 되었던 것은 낭만의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특혜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어차피 일을 못하는 거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이것저것 시작해 보았습니다.

     

     

    제가 가진 출발선은 남들보다 뒤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길로 가는 선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운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데 도와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해주고, 아무 조건 없이 기다려주는 이들의 희생이 있기에 제가 여기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걱정이 됩니다.

    두렵기도 합니다.

    불안하고 초초 할 때도 있습니다.

    미안한 마음은 이루다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내 일이라는 생각도 들도 열정도 불타오르고 있습니다.

    실패할 때도 많았고, 좌절할 때도 많았지만,

    제 스스로가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아직도 저는 낭만을 위해, 그리고 주변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연구하고, 공부하고,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솔직히 과정은 참 지옥과도 같습니다.

    남들보다 더 열심히 제 길을 갈고닦지 않는다면 저는 지옥보다 더 한 곳으로 떨어져 나가겠지요.

     

    한편으로는 누구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에 다니는 사람도,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도, 먹고살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이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상을 해봅니다.

     

    그 마지막 순간은 어떤 모습일까요?

     

     

    삶을 지탱하는 힘은 다양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 성취감, 경쟁심, 기본 욕구의 충족, 등등

     

    어떤 것이 틀렸고, 어떤 것은 옳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제가 낭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그저 할 수 있었던 것이 낭만을 선택하는 일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주변의 도움 없이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누구도 낭만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세상이지만,

    누구나 낭만을 이야기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낭만에 대해 기억하고 계신 게 남아 있으신가요?

    그 기억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요?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삶에도 낭만이 숨 쉬길 간절히 바랍니다.

     

    - 사랑하는 그분에게 이 글과 저의 낭만을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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