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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성관계는 도대체 어떻길래?
    패러다임/시사 2020. 3. 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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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 오천

    개정 강간죄 썸네일

     

    안녕들 하십니까?

    오천입니다.

     

    어제 어떤 기사를 봤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기사에 달린 댓글을 보시면 화가 안 날 수가 없습니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기 글을 써보려 합니다.

     

    다음은 기사 링크입니다.

    https://news.v.daum.net/v/20200308050050488

     

    "불리하면 성폭행?" 남자들 걱정하는 강간죄 개정 [팩트체크]

    기사가 나간 지난해 4월 이후 일각에서 여러 의문이 터져나왔다. 무고한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거나 왜 유독 한국만 유난이냐는 식이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지금도 현행법이 피해자의 인권을 보장하지 않고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내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더욱이 법에 의한 2차 가해는 심각하다. 얼마나 강하게 저항했는지, 왜 거부하고 박차고 나오지 않았는지 스

    news.v.daum.net

    대략적인 기사의 내용은 강간죄 개정 반대 댓글에 대한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반대 댓글은 '비동의 간음죄' 기사에 달렸던 댓글을 바탕으로 작성되어있습니다. 

    답변은 법조인의 자문과 성폭력 상담소 사례 분석 내용을 통해 이루어져 있고, 자세한 내용은 위 링크를 통해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반대의견만 보더라도 성범죄에 대한 인식 수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동의 여부를 누가 판단할 수 있나, 당사자만 아는 것 아닌가

    - 무고 피해자를 만드는 것 아닌가

    - 무고 피해자 이미 많이 나오지 않았나

    - 폭행과 협박 없는 강간은 극히 소수의 사례 아닌가

    - 상대가 거부하지 않았으니 동의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하지 않나

    - 왜 한국만 동의를 강조하나

    - 강간죄 개정 이미 되지 않았나

    - 강간 처벌 충분히 강하지 않나

    - 요즘 누가 최협의설을 따지나

    ※최협의설 : 가해자의 폭행과 협박이 피해자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것이어야 한다는 것

    [출처] 최협의설|작성자 요마쎄따뿌레]

     

    법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포스팅을 여러 개 써도 부족하겠지만,

    간단하게 법에 대한 생각을 이야기하면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법은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

     

    물론 법이 기득권층을 보호하기 위해 기득권층이 만들어졌다는 말에 대해서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법이 약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도록 계속해서 개정해야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바꿔나가기 위해 우리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정된 강간죄는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그들의 말대로 새로운 약자를 만들어낸 것일까요?

     

    약자가 누구냐를 판단하기에 앞서 약자의 입장과 강자의 입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회에서 여러분은 약자가 되었던 적은 없으신가요?

    학교, 직장, 집, 사회의 구성원으로 누구나 한 번쯤은 약자의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또는 강자의 위치에 있었던 경험은 없으신가요?

    식당, 백화점, 여러 종류의 매정에서 누구나 갑의 위치에 있었던 적이 있을 것입니다.

    약자의 입장이 되었을 때, 혹은 갑의 위치에 있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었나요?

    강자의 입장에서 나는 어떤 생각을 했고, 나를 약자로 만들었던 환경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저는 어렸을 때, 집단 따돌림은 당했던 적이 있습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전학 오면서 학교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 당시의 선생님, 반 친구들의 시선이나 태도만 생각하더라도 강자의 태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제 사정이나 감정은 안중에도 없었을 것이고, 제 입장에 대해 궁금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저 본인들의 폭력과 행동에 합리화를 하고 스스로가 정당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기사에 명시된 반대의견만 보더라도 지금 사회의 약자가 누구인지는 누구나 유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대의견에서 피해자의 입장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문장만 읽어보더라도 법의 균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앞뒤를 다 자르고 문장을 읽어보면 성범죄자가 말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저를 따돌림시켰던 아이들이 하는 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강간죄가 개정된다면 과연 남성이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일까요?

     

    성범죄에 대한 입증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가 담당하는 부분이 남성을 사회적 약자로 만든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요?

    성범죄에 대한 형량이 늘어나는 것이 남성을 사회적 약자로 만든다고 볼 수 있을까요?

    폭행과 협박을 비동의로 바꾼다고 해서 남성이 사회적 약자가 되는 것일까요?

     

    흔히 '꽃뱀에게 물리면 피해를 본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꽃뱀에게 물리면 사회와 법은 누구의 편을 들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고 그 사람과 깊은 관계를 맺으며 잘 지냈는데 그 모든 것들이 사기였다고 가정해봅시다.

    여성은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거액의 위자료를 요구한 상황이라고 해봅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성이 무고를 주장하며 법정에 섰다면, 그 사람이 속한 직장이나 가정 주변 지인들이 손가락질하며 떠나갈까요?

    개정된 강간죄에 관한 법률은 그 사람의 무고를 인정하지 않으려 할까요?

    만에 하나라도 무고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그건 강간죄의 잘 못인가요? 법조인들의 잘 못인가요?

     

    무고죄를 모르는 사람은 있어도 무고죄의 무서움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강간죄에 관한 형벌이 무섭다고 느끼는 사람은 있을까요?

     

    성폭행은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리는 일입니다.

    트라우마와 공포감, 수치심, 우울증 등으로 평생을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성폭행범은 어떨까요?

    형량이 2년에서 3년입니다.

    범죄자가 겪는 무게가 과연 피해자보다 무겁다고 할 수 있을까요?

    (개정된 강간죄의 경우 3년 이상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형량이 크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흔히 말하는 갑질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

    스스로가 을의 입장에 있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생각해 봅시다.

    그것도 을의 입장에 홀로 있을 때를 기억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을의 입장에서 자신의 겪은 부당함에 대해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부당함에 대해 말을 한다고 할지라도 질타를 받고 더 큰 폭력으로 보복을 당하기 마련이죠.

    거부하지 않았다고 해서 갑질이 정당화된다면 그 누구도 갑질에 분노하지 않을 것입니다.

     

    정상적인 만남과 정상적인 관계에서 성관계가 이루어졌다면, 어떤 누구도 강간죄로 고소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 선에서 행동하고, 폭력적이지 않으며 상대를 배려한다면 더더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겠죠.

    설령 의도적으로 법률을 악용한다고 할지라도 무고를 입증하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성관계에 있어서 동의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누구도 폭력이나 힘에 의해서 동의를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육체적인 사랑을 나누는 과정에 강제와 강압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도대체 어떤 성관계를 하고 다니길래 두려움에 벌벌 떨며 댓글을 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성에 관련한 범죄로 인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피해자분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절대로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잘못은 범죄를 저지른 파렴치한 짐승 새끼들의 몫입니다.

     

    그 어떤 자리에서도 외면하거나 도망치지 않겠습니다.

     

    미약하지만 피해자분들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더 타인을 배려하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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